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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후베이성 방문자 전면 입국 금지, 신문들 “역부족” - 미디어오늘

中후베이성 방문자 전면 입국 금지, 신문들 “역부족” - 미디어오늘

2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이 4일부터 전면 금지된다. 외국인의 제주 무비자 입국도 제도 도입 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일시 중단된다. 정부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특정 국가에서의 입국을 제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환자가 15명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신종코로나 대응 관련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4일 0시부터 당분간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경우 입국은 가능하지만 2주 동안 자가격리 조치된다.

한국일보는 “입국 금지 대상이 ‘후베이성 방문 및 체류 외국인’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중국인에 대한 부분적 입국 금지를 취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은 별도 입국 절차를 거치게 되고 중국 전용 입국장도 별도로 만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발 여행객 입국을 제한하는 초유의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후베이성 이외 지역 확진자도 늘고 있어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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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기사. 

한국일보는 “중국과의 관계를 감안해 여행 제한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던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데는, 미국·일본 등이 앞서 유사한 결정을 내린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조치가 “국내에서 지난달 20일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지 13일 만이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30일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사흘 만”이라며 “전 세계 62국이 잇달아 입국 금지 조치를 하고 국내 여론도 급속 악화하자 망설이던 정부가 뒤늦게 태도를 바꾼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국에는 지금도 매일 중국에서 2만여명이 들어온다. 그 어느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강력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다 중국 체류자 입국 금지를 발표하자 그제야 떠밀리듯 후베이성으로 제한한 최소한의 조치를 내놓았다. 대통령이 지난주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지만 말뿐이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겨레는 “일부에선 이미 우한을 중국이 봉쇄한 만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처럼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입국제한과 같은 이례적 조처의 범위를 정하는 데는 근거를 갖고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전체에 대한 반감이나 혐오로 흘러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정부는 후베이성뿐 아니라 중국 다른 지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관리의 효율성과 강도를 높여야 한다”며 “중국발 항공편과 선편의 입국 경로를 주요 공항과 항만 한두 곳으로 단순화해 입국자에 대한 방역 집중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미국은 어제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항공편을 7개 주요 공항으로 몰아 감염 여부를 집중검사하고 있다.

▲3일자 중앙일보 1면. 
▲3일자 중앙일보 1면. 
▲3일자 한겨레 1면. 
▲3일자 한겨레 1면. 

경향신문 또한 “미국과 호주 등은 중국 전역을 방문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베트남은 중화권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더 강한 대응책도 조심스럽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중국인을 차별해서는 안되지만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서는 꼼꼼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또한 “입국 금지 대상을 중국 전역이 아닌 후베이성 방문·체류 외국인에 국한해 방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감염) 사례 40%는 후베이성 이외 중국 지역이므로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오후 “(중국인에 대한)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할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2003년 사스 당시 전 세계 환자가 8098명이었는데 이번에는 한 달여 만에 확진자가 1만명을 넘겼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는 무증상, 경증환자에서 감염증이 전파되는 경우도 있어 기존 감염병보다 방역관리가 한층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제3국 일본을 통한 감염이 확인되고, 3차 감염이 추가로 나온 점이다. 제3국 감염자에 의해 3차 감염으로까지 진행된 것은 심각한 변화”라고 밝힌 뒤 “중국 우한에 다녀온 전수조사 대상자 중 50여명이 보건당국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는데 하루빨리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기사. 
▲3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기사. 

중앙일보는 “정부의 대응 속도가 전문가들의 지적에 비해 계속 한 박자 늦어 국민의 불안을 키운 것은 여전히 큰 문제”라고 주장하며 “정부는 치밀한 방역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불필요한 한·중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상황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또한 “불안이 확산하면서 전국의 소비 현장은 얼어붙었고, 기업 활동도 지장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의 중국 내 확산 속도와 규모는 이미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넘어섰다. 이미 사스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연간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안팎으로 떨어진 경험을 한 우리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과도한 불안은 경계하면서도 매점매석 등 혼란을 틈탄 불공정 행위는 적극적으로 단속해야 한다. 반기업 규제 정책도 시급히 손봐서 기업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확진 환자들의 동선에 대한 정보는 보다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막연한 정보만이 떠돌면 불안감이 증폭되고 애꿎게 다른 상점들과 다중이용 공간이 피해를 보게 된다. 정확한 정보가 유통되지 않으니 불안감에 많은 국민이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집 안에 갇혀 생활하려 하고 있다. 각자 방역과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되 최소한의 안심과 활력을 되찾게 해주려는 정부 노력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2020-02-02 23:25:4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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